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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사랑이 그리워질 때....

19 지후하늘게시물검색 코멘트검색 전체게시물 잡담고민 7 2270 1 2022.02.05 15:19
내 나이 43살....유튜브 알고리즘으로 "낭만에 대하여" 라는 노래를 듣게 되었습니다.
"첫 사랑 그 소녀는 어디에서 나처럼 늙어갈까...."
이 가삿말이 문득 가슴 아프게 다가오네요....
20대에 느꼈던 첫사랑과 30대가 되어서 느꼈던 첫사랑과 40대가 되어서 느끼는 첫사랑은
그 느낌도 다르고 대상조차도 다르네요...
10대에는 글로만 사랑이라는 걸 배웠기에 그저 편지 주고 받으며 나누었던 감정을 사랑이라고 착각했었고
20대와  30대에는 10대의 그 순수했던 감정을 잃고 싶지 않은 마음에 그 감정이 첫사랑이라고
스스로 나에게 주입하면서 살았던 것 같습니다.
40대에 들어서 그 가삿말에 해당되는 나의 첫사랑 소녀는 과연 누구일까 생각해 봅니다...

가난했던 탓과 역아로 태어난 탓에 장애를 가지고 살아왔던 그녀...
18년전이던가...19년 전이던가....
모쏠이나 다름 없던 저란 사람은 채팅으로 친구를 만들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물론 그 때에는 채팅으로 친구도 만들 수 있는 시대였지요.
지금에는 사기꾼과 변태들이 득실대는 곳이겠지만 그 때에는 그렇지 않았으니까요.
세이클럽 채팅으로 친구나 만들까 생각해 이 곳 저 곳을 기웃거리다 알게된 사람이었습니다.
대화도 잘 통했고 만나면 즐거울 거라고 생각해서 만나자고 했었지요.
장애를 가지고 있다는 말을 말하긴 했지만 반신반의했습니다.
오지 말라고 벽을 치는 거라고 생각해서 거짓말 하지 말라고 하니 직접 보여주겠다고 해서 만나게 되었지요.
아기 체형이었습니다. 장애로 인해서 다리가 제대로 성장하지 못하였더군요.
외모는 지금와서 생각하면 배우 최지연과  비슷한 느낌입니다.
도전천곡에서 낭만고양이 불렀던....

함께 하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그녀를 안을 수도 있었습니다.
내 성적로망이었던 꼭지띵동을 유일하게 허락해준 사람이었지요..
그녀의 보호자가 되어서 이런 저런 것들도 하기도 했습니다.
의식주의 모든 생활을 그녀와 함께 하였던 시간도 꽤  많았습니다.
장애를 가진 사람의 보호자로서 함께 한다는 것이 힘들 때도 있었지만 행복했지요.
하지만 힘든 내색을 하지는 않았습니다. 자신 때문에 힘들다고 그녀가 슬퍼할까 너무 무서웠습니다.
하지만 연기력이 썩 좋지 않았던 것인지 그녀가 결국은 알게 되더군요.
자신 때문에 사랑하는 사람이 힘든 것은 싫다고....
힘은 들지만 그녀로 인해 더욱 더 많은 힘을 얻는다고 했지만, 그 말은 결국에 힘들다는 것을 스스로 인정하고 만 꼴이 되었습니다.
사랑하는 사람이 힘든 것이 싫다면 차라리  날 사랑하지 말라고도 했습니다.
그녀는 가족 말고 난 아무도 사랑하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사랑하는 마음 가질 수 있게 해 주어서 고맙다고 했습니다.
이 사랑하는 마음을 가지고 떠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했습니다.
붙잡고 싶었습니다. 내 생에 처음으로 여자에게 울면서 매달렸지요.
선즙필승이란 말은 거짓말인 것 같습니다. 분명 내가 먼저 울면서 애원했는데 날 따라 운 그녀의 애원을 이길 수 없었습니다.
자신을 사랑한다면 그 마음 온전히 가지고 갈 수 있도록 떠날 수 있게 해달래서
사랑해서 헤어져야 하는 거라면 난 이제 그녀를 사랑하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그 말에 아무 말도 못하고 눈물만 뚝뚝 흘리는 그녀를 보내주는 것 말고는 어찌할 수 없었습니다.

그녀의 싸이월드 미니홈피....
헤어진 이후로도 몇 번은 갔습니다. 아니 정확히 얼마나 자주 많이 갔는지 기억은 나지 않습니다.
삶에 지쳐서 용기나 힘이 필요할 때, 그녀가 그리울 때 다녀가곤 했지요. 그 것이 가끔인지 자주인지 시간에 지워진 듯 합니다.
그러다가 어느 날 그녀의 미니홈피를 통해서 그녀가 더 이상 이 세상에 있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러니 저 가삿말은 저와는 맞지 않는 것이겠지요....그녀는 나처럼 늙어갈 수가 없으니까요....

또 다른 사람을 만나보아도 그녀만큼 사랑할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나이를 먹어가면 먹어갈 수록 더욱 더 그럴 수 없을 것 같습니다.
훗날 시간이 흘러 그녀와 다시 만난다면 그녀는 왜 이렇게 늙었냐고 또 울것 같습니다.
다시 만나는 그 날에 나는 그녀의 눈물을 닦아줄 수 있을까요?
그 때의 나에게 그녀의 눈물을 닦아줄 수 있는 자격이 있는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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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Comments
26 Alejandro게시물검색 코멘트검색 전체게시물 2022.02.05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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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님의 마음이 어떨지 상상도 할수 없네요 좋은곳에 가셨길 바랍니다
1
19 지후하늘게시물검색 코멘트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자) 2022.02.05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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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감사합니다...
저는 저로 인해 많이 아파했을 그녀이기에 함부로 나서서 명복조차도 빌어주지를 못했습니다.
어쩌면 저는 그녀의 명복을 빌어줄 자격조차도 없는지 모르겠습니다.

Congratulation! You win the 81 Lucky Point!

0
80 모빌슈츠게시물검색 코멘트검색 전체게시물 2022.02.05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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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 이 생각나는 아름답고 쓰린 사랑을 하셨네요..
2
19 지후하늘게시물검색 코멘트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자) 2022.02.05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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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글 감사합니다.
그 영화와는 조금 다른 결말이지만 시간을 되돌릴 수는 없으니 어쩌겠나요....
0
33 대부도게시물검색 코멘트검색 전체게시물 2022.02.05 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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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운 내라는 말씀도 못 드리겠네요.
우리의 인생살이에 어찌 이런 힘들 일들이 많이 생기는 걸까요?

어떤 과학자가 죽어 있는 것이 일반적이고 살아 있는 시간은 특별하다고 했습니다.
일반적인 죽음을 맞이하기 전까지 잠시라도 남은 생을 특별하게 보내시길 간절히 바랄게요.

특별한 시간이 그녀를 기억하는 시간이든,
아니면 다른 누군가를 사랑하게 되는 시간이든,
부디 글쓰신 분이 잠시나마 편안한 시간이 되길 간절히 바라 봅니다.
1
19 지후하늘게시물검색 코멘트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자) 2022.02.05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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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감사합니다.
이렇게 추억을 되살리는 것이 때로는 아프기도 하지만
그 때의 사랑과 행복의 감정을 다시금 느껴볼 수 있어서 마냥 슬프거나 아픈 시간은 아닙니다.
0
52 pbs2265게시물검색 코멘트검색 전체게시물 2022.02.05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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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24살인데 첫사랑을 2011년 초6 3월 중순~말에 그녀의 존재를 알게된 이후로 21년 4월말까지 좋아했던거같네요 나 너 좋아해 이런 고백이 아닌 나 너 좋아했어 이런 고백은 했지만 정말 자신있게 한번 해볼걸 후회되네요 진짜 잘지내는지 연락 한번 해보고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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