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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이 힘드네요.

42 뙇뙇뙇뙇게시물검색 코멘트검색 전체게시물 잡담고민 7 6602 2 2023.08.09 02:49
장문입니다. 나약하게 하소연하고 싶은데 여기 말고는 생각나는 곳이 없어서 적어봅니다.
의식의 흐름에 따르다 보니 다소 난해한 문맥이 있더라도 양해 부탁드립니다.
--------------------------------

안녕하세요. 입대가 늦어 아직도 군대에 있는 98년생입니다.

8일전, 제 생일이 되어서야 전여친에 대한 마음을 정리하기 시작했습니다.
헤어지자는 말은 전여친이 먼저 입 밖에 냈고 지금으로부터 대략 6~7개월 정도 된 것 같네요.
만난 지는 친구처럼 지낸게 1년, 사귄지는 1년 반정도 되는 사이었습니다.
저보다 네 살 어린 02년생이었구요. (도둑놈이라는 말 여러번 들었습니다ㅎ)

이렇게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은 했지만 정말 이렇게 헤어지게 될꺼라고는 생각 못했습니다.
그렇기에 군대도 기다려달라고 했었고요.
앞서 말한 친구로 지낸 1년 동안 서로의 연애를 봤습니다.
먼저 전여친이 헤어지는 과정을 봤고 그 과정에서 제게 꽤나 많은 의논을 했었습니다.(심적으로 의지도 많이 했었지 않았나 싶습니다)
그리고 제가 전전여친을 만나는 것부터 온갖 과정과 헤어지기까지를 봤습니다.
서로의 힘듦을 누구보다 가까이서 지켜봐온 사이이기 때문에 더 수월하게 잘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생각했었습니다.
실제로 저는 그 아이에 대해 예전이나 지금이나 잘 알고 있습니다. 전부 다는 아니지만.
되게 끌렸던, 끌리는 부분 중에 하나도 이와  관련있는데
바로 "예전의 나"를 보는 듯한 느낌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예전의 나"라는걸 구성하는 요소는 다양하지만 단점 하나만 들어서 말씀드리자면
거짓말을 하는, 솔직하지 못한 면이 있었다는 겁니다.
악의가 담겨있든 없든, 거짓말이 크든 작든, 결국 인간관계에서 거짓말은 독이 되어 돌아온다는 것을
저는 차츰 깨달았습니다. 특히 부모님과의 관계에서 저도 모르게
어차피 부모님이니까, 나를 사랑하는 사람이니까, 용서할테니까와 같은 안일하고도 생각 없는 마인드로 살아왔다는걸
차츰 깨달았습니다.
그래서 저는 사귀기 시작할 때 분명하게 말했습니다.
"내가 솔직하게 해달라고 하면 최소한, 적어도 나한테는 솔직해야 해. 그렇기만 한다면 이 세상 무슨 일이 있어도 난 네 편이야."
그런데 사귄지 한달이 채 되지 않아 제게 거짓말하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엄밀하게 바람을 피웠다고 할 수는 없지만...음...남자 문제이긴 했습니다.
바람의 가능성은 있지만 분명히 바람이 아니라는건 파악했었습니다.
이대로 두기엔 불순한 관계가 될 여지가 눈에 보이는 관계이길래 저는 그 관계가 싫다고 했는데
이 아이가 그 사람이 그렇게 좋은지 제게 거짓말을 하면서까지 관계를 이어나갔습니다.
제가 참을 수 없었던 것은 이 부분이었습니다.
그 사람과 엮이는 것도 참 싫은데 왜 가장 좋아해서 만나는 저라는 남자에게 거짓말로 속여가면서까지 그래야하나. 싶었습니다.
하지만 예전에 어리석었던 제 모습도 보이고 솔직하게 말하면 좋아하는 것을 잃어버릴 것 같아 꼬옥 쥐고 싶은 마음도 보이고
이래저래 제가 안일하게 한달간을 대치했었습니다.
이 시기에 진짜 헤어져야 하나 고민도 많이 했었습니다.
그렇게 제가 한달 동안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더니 결국 그 관계를 포기하더군요.
그간 거짓말한 것에 대한 사과는 있었지만 솔직히 온전히 받아들이기 어려웠습니다.
이 세상 무슨 인간 관계든 기본 바탕은 신뢰인데 그 신뢰를 깨는 거짓말을 했으니까요.
그래도 저는 받아들이려고 노력했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사랑한다고 해도 예전에 알고 지낼 때부터 느껴왔던 예감, 그리고 실제로 봐온 팩트들을
저는 도저히 그냥 외면할 수 없었습니다.
그렇게 저도 모르게 약간의 집착이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객관적으로 저는 원래 집착이 없는 편이었고 (전여친도 주변 사람도 인정했기에 객관적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저도 이러는게 진짜 힘들었습니다.
집착이라고는 했지만 최대한 억제해보려고 했습니다.
예를 들면 저는 휴대폰 검사를 해본 적이 없습니다. 이걸 봐야하는 수준까지 왔다면 헤어지는게 맞다고 생각했으니까요.
부계정으로 종종 돌아보는게 다였습니다. 그리고 한 서너분에 대해 어떤 사람인지 물어본 정도.
그렇게 1년 정도 지나고 저는 입대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일말상초'라는 말따마나 일말에 헤어지자는 얘기가 나왔습니다.
이유는 크게 권태기인 것 같다와 난 집착하는거 싫다고 분명히 만나기 전에도 말했는데 그랬지 않냐. 이러더라고요.
헤어진 직후에는 정말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모든 시간, 행동들을 돌아보며 무엇이 잘못되었는지 생각하고 또 생각했습니다.
돌이켜보니 근본적인 원인이자 시작은 그 거짓말에서 시작되었고
그래서 저는 고민 끝에 대책을 제시하며 다시 생각해볼 것을 권유했습니다.
거짓말하는 건 완벽히 고치기 어렵다. 그니까 우리 한달에 한번 정도 솔직하게 털어놓으면 무조건 안아주는, 그런 고해성사의 시간을 가지자.
이렇게 꾸준히 점검하는 것 말고는 답이 없다.
그런데도 싫답니다. 이미 마음이 떠났다. 이런 식으로만 얘기하더라고요.

몇개월 전에 제가 휴가 나왔을 때 전여친을 만났었습니다.
그리고 이번에 휴가 나와서 전여친도 알고 저랑도 친한 형이랑 단둘이 술을 마셨습니다.
그 형은 예전부터 저희 둘이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기에 전여친이 먼저 살짝 넘어왔을 때(손 잡고 밤산책한 정도?)도 그냥 넘겼고
몇개월 전에 제가 휴가 나왔을 때, 전여친 만났던 날 전날에 카톡했던 걸 보여주더라고요.
보니까 같이 술마시자더니 첫차 때까지 같이 있어줘야 한다느니 이런 얘기를 형한테 하고 있더라고요.
물론 헤어지고 나서니까 만나든 말든 알 빠 아니지 않냐라고 할 수 있습니다.
처음에 들을 때는 화도 좀 나고 그랬습니다. 형도 보여주면서 너는 너무 착해 빠졌으니까 보고 정 좀 떨어져라.라는 식으로 말했죠.
이내 생각은 다음과 같이 정리되었습니다.
나한테 솔직하기만 하면 세상 무슨 일이 있어도 네 편이라고 했던 사람을 그렇게 뿌리치길래 대책도 없이 왜 그러냐고 했더니 대책 있다며 혼자서도 잘 살 수 있다며 큰소리치던게 고작 이거인가?
사귀기 전에도, 친구일 때도, 공허해서 힘들어 하던 수많은 밤을 함께 이야기하며 지켜왔고 그렇기에 더더욱 자기 주관이 뚜렷하지 못하고 쉽게 사람에게 의지한다는걸 정확히 아는 나에게
결국 뿌리치고 또 다른 사람에게 의지하려고 하고 있는가? 먼저 잘못해서 결국 이야기의 끝을 여기까지 끌고 오게 된 것인데도 불구하고 대책까지 제시해줬는데도 그저 마음이 떠났다던 너는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사는건지. 되고 싶은 것도 없고 하고 싶은 것도 없고 생각 깊게 하는거 귀찮아하고 힘들어하는거 익히 알고는 있었지만 그래도 타인을 이해하려고 하는 마음의 결에서는
나와 비슷한 느낌이었는데. 어쩜 그렇게 생각이 짧은건지.

물론 제가 100% 잘했다고 생각하지도 않습니다.
먼저 잘못했다고 해서 제 집착을 정당화하면 안되는 것이겠지요.
하지만 최소한 저는 대안, 대책을 강구했습니다. 이 친구는 분명 외면하고 도망칠 것이기 때문에
저라도 생각하지 않으면 이 친구가 제게 기댈 때 받쳐줄 수 없으니까요.
늘 같이 도망가자고 했습니다. 물질적인 것이든, 정신적인 것이든 책임지고 도와줄 생각이었으니까요.
인생을 대신 살아줄 수는 없지만 무너져 내릴 때 믿을 구석이 되는, 그런 사람이었고, 그런 사람이기 위해 생각하고 준비했습니다.
제가 오만했던 부분도 있을거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너무 힘드네요.
마냥 나쁜 짓만 한거라면 금방 마음 정리하겠는데
왜 그랬는지 이해도 가고 그러니까 저도 어영부영 대처했고
또 비슷한 종류의 힘듦을 겪을 게 벌써 보이기 시작하니까
마음이 너무 복잡하고 힘드네요.
제 마음은 그냥 어떻게든 다시 만나고 싶다도 아니고
그렇다고 보기 싫다도 아니고 뭔지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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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Comments
57 간다게시물검색 코멘트검색 전체게시물 2023.08.09 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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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도 어린데 생각이 되게 깊은 분이시네요. 군대에 묶여있으니 더욱 심란할거라 생각되네요. 군대에 있는 동안 외적으로도 내적으로도 자기개발하시고 제대하시면, 항상 진솔한,  전여친보다 훨씬 나은 사람을 만날 수 있다에  제 왼쪽 손모가지를 걸겠습니다. 나라를 지켜주셔서 감사합니다.
3
42 뙇뙇뙇뙇게시물검색 코멘트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자) 2023.08.09 0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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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씀 감사합니다. 좋은 밤되시길...
0
39 돌고돌아고양이게시물검색 코멘트검색 전체게시물 2023.08.09 0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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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님의 인생을 살아가시길 바랍니다.
인간 관계에 있어서 먼저 신뢰를 깨버리는 행동을 하는 사람에게는 동정심을 주는 것도 아깝습니다.

이미 지나간 일에 너무 오래 얽매이지 않으시길 바라겠습니다.
군 생활 하는 동안 몸 건강하시길 바라고, 무사 전역하시길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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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42 뙇뙇뙇뙇게시물검색 코멘트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자) 2023.08.09 03:18  
신고
그러니까 말입니다. 신뢰라는 건 정말 어떻게든 다시 복구한다고 해도 절대 전과 같을 수 없는 그런거니까요.
알면서도 나약한 제 마음에 일종의 어리광 좀 부리는 것 같습니다.
말씀 감사합니다. 좋은 밤 되시길...
0
47 메조게시물검색 코멘트검색 전체게시물 2023.08.09 0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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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생에 스님이 현생에 창녀란 말이 있습니다  자신의 욕구를 너무 억압해도 나중에 그게 폭발을 하고 겉잡을수 없이 된다는 말이죠  너무 과해도 안좋지만 사람은 자신의 욕구를 어느 정도는 풀면서 살아야 합니다
약간 그런 기질이 있습니다 이런 사람들은 가까운 사람들을 굉장히 힘들게 만듭니다 조신한 사람을 만나셔야죠 모두를 사랑해 주는 여자 말고요 나만 사랑해 주는 그런 여자를 만나야지요
대부분의 사람은  가면을 쓰고 살기에 그 본모습을 보기가 매우 힘이 듭니다 당신이 봤던 당신을 고통스럽게 하던 그 모습이 그 사람의 본 모습이겠죠 그게 그 사람의 에고(자아)입니다
사람은 착한 척 이쁜척 조신한 척 ~척을 해서 상대를 속일수 있습니다 사기꾼들도 ~척을 해서 상대를 속이죠 사람은 욕심과 지능을 가지고 있기에 언제든 사람들을 속일수 있습니다 욕심이 머겠어요?님 여친은 색욕이 강하죠? 그래서 자꾸 다른 남자에게 꼬리칩니다     
한살 두살 아기를 보세요  https://www.youtube.com/watch?v=exgRLMyLRUY
생후 ~2년 까지는 순수 의식 상태에요 이때 아기는 굉장히 이쁩니다 그러나 미운 3~4살 이란 말이 있습니다 싫어~ 아니야~를 입에 달고 울고 불고 하죠  이때는 에고가 고개를 드는 시기죠
이렇게 2개의 나가 존재를 합니다 누군가를 만나고 싶다면 순수 의식을 가진 사람과 만나요 저 낮은 에고 덩어리와 만나면 참 머리가 지근지근 아픕니다
자기 와이프가 잠에 들면 이쁜데 눈을 뜨고 입을 열면 그렇게 밉다고 하는 사람도 이런 사람을 만난 겁니다 낮은 에고(자아) 가진 사람을 만난 거죠 정신이 높은 여자와 만나는게 좋습니다 이타적인 마음이 강한 사람과 만나는게 좋습니다
순수 의식을  가진 사람과 만나세요  그런데 이런 사람을 만나기는 매우 힘듭니다 매우 적거든요 찾아도 쉽게 마음을 주지 않아요 그럼 순수 의식에 종종 접속을 하는 사람과 만나요
https://www.youtube.com/watch?v=ZBmIwE-X6IM 순수 의식에 접속하려고 노력하네요 이런 경우 뒷(자아) 생각이 없어요 아까 아기 얘기처럼 순수 의식 상태의 인간은 악의가 느껴지지 않죠 
이런 사람 특징은 가끔씩멍때립니다  솔직하고요 이런 사람들은 자아도 그렇게 나쁘지 않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AFc0LjB3RYI  이런 여자요~ 기부도 많이 하죠 이타적인 마음도 가졌어요 지금 여자 말고 이런 사람 만나는게 정신 건강에 좋습니다
님이 만나는 그런 여자 만나고 결혼하면 매일 싸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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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아하하하핳게시물검색 코멘트검색 전체게시물 2023.08.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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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말이라고 말할 수 있는데, 그냥 그런 행동은 자기 유리하게 세상 살아가려는 몰상식한 인간인 겁니다. 남자랑 연락하고 싶으니까, 연락을 한거고 그만큼의 생각의 크기를 가지고 있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바꾸려 하지마세요. 그래도 참고 만날 수 있다고 생각하시면 잡으시고 아니라면 잊혀질 때까지 천천히 기다릴 수밖에 없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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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 뙇뙇뙇뙇게시물검색 코멘트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자) 2023.08.13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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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쉽게 바뀌지 않고 특히나 안좋다고 생각해서 고치려는건 더더욱 안바뀐다고 생각은 하고 있었으나... 그렇게 살면 안되는데와 같은 연민과 오만했던 제 욕심 때문에 그랬던 것 같습니다. 써주신 말씀들 종종 다시 읽고 있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좋아지는 것 같습니다.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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