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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안 빚은 갚지마라

52 faert게시물검색 코멘트검색 전체게시물 잡담고민 11 4761 9 2020.07.14 11:46
이게 경험상 제가 해드리고 싶은 말입니다

요즘시대 빚 안갚는다고 어디 야산에 묻히거나 밥 굶지 않아요
물론 옛 기억에 남아있는 따듯한 우리집을 기대하기는 힘들지만 어차피 빚 갚아나가도 마찬가지 입니다

저희 아버지도 대기업 다니시며 젊은 나이에 신도시에 집도 마련하고 남부럽지않게 살았습니다
그러다 imf오고 벽산그룹 공중분해되며 퇴직금으로 사업 하시면서 점점 쪼글아 들었거든요
어느날 집으로 은행채권단,법원,공증인 집에 몰려와서 압류딱지 붙이면서 그때서야 망한걸 알았습니다
이거 경험 못해본 분들은 모르는데.. 문 안열어줘도 압류영장 있으면 문 강제개방하고 들어오는데 그 공포는 와..

머 그렇게 되서 집도 은행에게 넘어가고
그걸로도 모잘라서 어머니 월급도 차압되고..
사실 그때 파산신청을 했으면 끝나는건데 아버지께서는 3억 남짓한 돈 다시 사업해서 갚으면 될거라 하셨는지
빚을 갚기로 결정 하셨지요..
그래도 급한대로 대출 받아서 2룸 월세방 구해서 살았고
아주가끔 외식도하고 뜨신물로 샤워하고 에어컨키고 잘먹고 잘 지냈습니다.

문제는 아버지께서 신용에 대한 자존심이었는지 정말 사업으로 돈을 버실려고 생각하신건지
빚을 다 갚을려고 하셨거든요.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제가 빚 갚느라고 수년간 돈을 드렸습니다
그돈에 지금 모아놓은 돈이면 청약으로 신도시 아파트 하나 대출껴서 샀을법도 했는데 에이씨..
그러면서도 아버지께서 제대로 일을 하셔서 수입이 있었으면 괜찮았을건데 그렇지 못하니 항상 서로가 불행했죠
저는 아버지가 한심하고 제 청춘을 허비하는거라서 항상 화가나있었고 아버지는 아버지대로 저에게 미안하니 말씀도 못하시고
그러면서도 빚이 얼마 남았는지 알려달라고 해도 말씀을 안하시니 저는 폭발을 했고
더이상 돈 못드린다고 질러 버렸습니다

당연히 엄청 걱정하고 고민했습니다
이러다 돈때문에 큰일 치루는거 아닐가, 앞으로 우리가족이 이 조그만한 월세방이라도 지킬수 있을가..
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서 아버지께서 빌딩 관리직 일을 구하셨다고 하시더라구요
평생 팬대만 굴리시며 대기업 부장이라는 헛된 자존심을 버리고 겨우 130만원 받으면서 일하신다고..
그래도 그때 기분 진짜 좋았습니다.  무언가 변화가 있으시구나

그렇게 5년 지났습니다.
그동안 참고 견뎠던 제 경력이 인정 받으며 어느정도 벌이가 됬고
아버지,어머니 연금에 두분 수입 합쳐서 숨돌릴만 하다보니 영구임대주택 완납해서 월세 13만원 내면서 살고있네요
아직 형제들에게 수천만원 빚이 있지만 조금씩 갚으시는것 같더라구요
물론 제가 생활비로 좀 많이 드리고 있지만 그래도 지금은 행복해요
아마 그때 제가 계속 돈 드렸으면 제 수중에는 돈도 없고 서로가 계속 원망하며 불행하지 않았을가 생각 합니다

가족에게 냉정하게 대하는게 무척 어려운 결정인건 알지만
필요할때 결단을 내려야 몇년뒤 서로가 웃으며 지낼수 있는게 아닐가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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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Comments
32 잉핀띠게시물검색 코멘트검색 전체게시물 2020.07.14 1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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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작성자님보다 아직어리거 상황이달라 완벽히 이해하진 못하겠지만 쉽지않은 길을 걸어오신것같아요 행복하시다니 다행입니다 ㅎㅎ 화이팅
3
52 faert게시물검색 코멘트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자) 2020.07.14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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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올라오는 글 중에 가족의 빚 때문에 고민하시는 분들 있길래 경험을 적어 봤습니다 ^^
0
46 드디어게시물검색 코멘트검색 전체게시물 2020.07.14 1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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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님도 대단하시고 아버지도 대단하신것 같습다. 얼른 청산하시고 더 좋은일 많았으면 좋겠습니다
1
52 faert게시물검색 코멘트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자) 2020.07.14 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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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안84 말처럼 숨쉬며 살아있으니 머라도 하며 사는거지 대단한건 없어요 ㅎ
0
45 DevilK와썹게시물검색 코멘트검색 전체게시물 2020.07.14 1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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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몰라라 파산신청하는것보다 아버지가 하신게 백번 잘 하신 겁니다
0
52 faert게시물검색 코멘트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자) 2020.07.14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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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산신청에 대한 제약도 있고 도의적 책임이 괴롭히기는 하지만..
나라에서 구제해줄려고 만든 제도 다른 분들은 잘 이용하셔서 좀더 좋은 생활을 했으면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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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42 비니검게시물검색 코멘트검색 전체게시물 2020.07.14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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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단하신 아버님이십니다 그저 어찌보면 미련?하다 생각이 드시겠지만 아버님의 그 뜻을 이해하실날이 오리라 생각됩니다
0
52 faert게시물검색 코멘트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자) 2020.07.14 17:47  
신고
워낙 말씀이 없는 분이라 금융권 빚을 다 갚은 이유를 모르겠다만.. 아버지께서 그러고 싶으셨다니 어쩔수 없죠
0
51 쌔끈쌔끈게시물검색 코멘트검색 전체게시물 2020.07.14 1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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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누구보다고 깊히 이해가 갑니다.
저랑 비슷한 상황이셨네요.
아버님 조흥은행장 출신에 IMF 명예 퇴직하셔서 금전적으로 여유 있었습니다.
그때 주변아파트 몇번만 팅겼으면 아주 편했을텐데..
그 돈으로 더 잘되시려고 주식 하셨다가 기존에 살던 집 까지 저당으로 잡혀
그 이후로 월세살이 17 년 쨰 입니다.

아버님 25년간 다니셨던 은행 그만두시고 3년간  친구 회사에서 전전긍긍하시고
자영업 3년 하시고 이건 아니다 싶으시더니..

그 뒤로 하루에 13시간씩 열심히 택시 기사 하셨습니다..
하시는 동안 주무실때마다 약주 과음하셔서 현재 알콜성 치매 판정 받으셨고
지금은 집에만 계신지 4년 째 되시네요.

전 13년째 일때  결혼하여 분가해서 잘 살고 있고
본가에 매달 150 + -  씩 드리고 있습니다.
와이프 생활비는 350 정도 주고 있구요. 집세는 100정도 나가네요.
월 1500 + -  통장에 들어옵니다.
부모님 원망도 하긴 했는데 지금은 안합니다.

절 이정도로 벌 수 있는 사람으로 태어나게 해준 것만으로도 감사하며
앞으로도 열심히 벌어서 빨리 좋은 집으로 이사 시켜드리는게 제 희망입니다.


원망도 많고 다투기도 많이 했는데 ..
오죽하면 저 스스로가 공황장애도 오고
너무 큰 스트레스로 1년 이상 일도 못했습니다.

결국 제 마음이 편해야 모든 일이 다 잘된다는 걸 깨달았고
내가 변해야 나도 살고 가족도 살고 내 아이와 내 와이프도 산다는걸
절실히 깨달은 이후로는

모든것에 감사하며 살고 있습니다.

제가 현재 본가에만 들어간게 2억가량 되는데
거의 저랑 비슷하실거 같네요.

단 1도 아깝지 않다고 한다면 거짓이겠으나
전 제가 할 도리는 충분히 하려고 합니다.



작성자 님께서도  힘내시길 바랍니다.
1
43 군동강게시물검색 코멘트검색 전체게시물 2020.07.16 01:04  
신고
작성자님 정말 착하신듯하고 멘탈 갑이네요.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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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20 병점홍2게시물검색 코멘트검색 전체게시물 2022.11.27 0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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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 ㅆㅇㅈ 입니다
작성자 님보다 아버님이 큰 용기내셨네요..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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